잡담

[2023. 07. 22] 사용하지 못한 그린카 첫 사용기

메바동 2023. 7. 23.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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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와 습함에 취약한 나는 폭염과 폭우가 반복되는 요즘 굉장히 괴로운 상태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7월 22일, 주문진에 볼 일이 있어 강릉역으로 가는 KTX를 타면서 이 더위와 습함에는 택시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보다 카셰어링 서비스를 이용해서 차를 타고 다니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그린카에 접속했다.

 

주위에서 필요할 때마다 카셰어링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자가용을 모는 것보다 더 경제적이니 자가용을 사지 말고 카셰어링 서비스를 이용하라는 조언을 몇 번 들었지만, 차량 대여비용 + 일일 보험료 + 주행거리당 비용과 이용의 편리성, 차량 내부의 청결 상태 등을 신경 쓰면서 이용하다 보면 카셰어링 서비스가 그다지 합리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나였다.

 

이번에는 생각보다 먼 거리에 밤에 비 소식이 있어 오래된 중고차 내 '포동이'와 함께 가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카셰어링 서비스를 이용할 생각이었다. 물론 평소 같았으면 카셰어링 서비스보다 택시를 생각했겠지만, 현재 그린카에서 그린패스를 연 100원에 가입 시 최초 1장 + 분기별 1장씩 24시간 무료 이용권을 제공하고 있기에 일일 보험료 + 주행거리당 비용만 지불하면 되어 합리적이라 생각하고 카셰어링 서비스를 처음으로 이용해 보기로 하였다.

 

휴가철인 지금 당일 그린카로 강릉역 주변을 찾아보니 필요한 시간대에 모든 차량이 예약되어 있었고, K5 3세대 차량 한 대가 예약 가능 상태로 있었다. 이왕이면 추후 구입할 예정이 있는 아반떼 혹은 쏘나타를 타보고 싶었지만 가능한 차량은 이 차량 밖에 없었기에 예약을 해두고 설레는 마음을 안고 강릉역에 도착했다.

 

13년 된 고물 준중형 차량이 아닌 중형 차량을 몰게 되다니!

 

도착 후 차량 위치가 정확히 나와있지 않기에 인터넷에서 본 조언대로 스마트키의 경적 기능을 이용해 차량을 찾았다. 여기저기서 경적 소리가 들리던 것을 보면 많은 사람들이 카셰어링 차량을 찾지 못하고 있었던 것 같다.

 

차량 운행 전 차량 사진 등록을 위해 이곳저곳 차량에 손상된 부분이 있는지 찾아다니며 더위 속에서 차량 사진을 찍었다.

앞 범퍼의 양 사이드 부분이 파손되어 있었으며 측면에도 여기저기 스크래치가 나있는 것을 보아 해당 K5도 꽤나 고생을 하며 다닌 것 같았다.

 

더위 속에서 차량 사진을 모두 찍은 뒤 차에 탑승 후 다이얼식 기어,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 오토홀드, 스탑 앤 고 버튼들을 보니 이 차량을 운행할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브레이크를 밟고, 버튼식 시동으로 시동을 거는 순간 뭔가 이상했다.

 

엔진에 시동이 걸리는 느낌이 들지 않는 것이었다. ACC 모드 또는 ON 모드로 시동이 걸린 것이었다.

 

 

 

뭐지...

최신 차량은 브레이크를 밟고 버튼을 누르면 시동이 걸리는 게 아니고 ACC 모드나 ON 모드가 켜지는 건가...

기어가 P가 아닌가...

이리저리 둘러보고 찾아보았지만 차량의 시동은 걸리지 않았다.

 

더위 속에 햇빛 아래 놓여있던 차량의 내부는 당연히 찜통이었고, 그전까지 더위와 짜증에 제대로 확인을 못했지만 정신을 차리고 계기판을 보니 계기판에는 엔진 오일 경고등, 배터리 경고등, 그리고 계기판의 가운데 디스플레이에는 "ESC를 점검하십시오."라는 문구가 떠있었다.

내 차량도 시동을 걸 때 ON 모드에서 차량 점검차 모든 경고등이 점등되었다가 사라지는 과정이 있었지만 이 차량은 그런 경고등이 아닌 진짜 차량에 문제가 있어 계속해서 떠있는 경고등이었다.

 

세상에... 21만 키로가 넘은 내 13년 된 고물 "포동이"에서도 점화 플러그 교체 전에 정차 시에 잠깐 뜨던 주황색 엔진 경고등을 본 것이 전부였는데 3만 7천 킬로가 안 되는 차에서 빨간색 엔진 오일 경고등을 띄우면서 차량을 운행했다니...

도저히 이 차량은 운행할 수 없는 상태라고 생각되어 더워서 열어둔 창문을 닫고 고객센터에 전화하기 위해 다시 시동을 걸어보는데

 

 

띠용...

스마트키를 인식할 수 없다며 시동이 걸리지 않는 것이었다.

 

 

 

바로 차량에서 내려 그린카 고객센터로 전화 후 상황을 설명드리고 해당 차량을 이용할 수 없는 상태이니 환불 요청을 하였다.

그러자 고객센터에서는 좀 이동해야 하지만 동일 모델로 이용 가능한 차량이 있다고 안내를 해주었다.

해당 차량이 위치한 곳은 강릉터미널, 현재 내가 있는 곳은 강릉역이었다.

 

 

걸어서 40분이 걸리는 거리에 있는 차량을 이용하라니...

물론 어쩔 수 없이 차량을 반드시 이용해야 하는 경우에는 차량 변경을 요구했겠지만 굳이 차량을 이용해야 하는 상황도 아니었으며, 더위 속에서 고생한 것에 대해 짜증이 잔뜩 난 상태라 차량 변경은 필요 없고 이용하지 않을 것이니 환불을 부탁드린다고 하였고, 환불은 바로 이루어졌다.

 

 

 

사람은 첫인상이 중요하고, 어떤 일에든 첫 경험이 사람 또는 해당 일에 대해 긍정, 부정을 결정짓는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아도 카셰어링 서비스에 대해 생각할 때 이런 것들이 문제가 될 것이다라고 부정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던 나에게 처음으로 이용하는 상황에서 우려하던 문제가 발생했고, 나는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라면 카셰어링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하였다.

 

렌터카보다 쉽게 대여 및 반납을 할 수 있지만, 그런 장점 때문에 차량에 문제가 생겨도 사용자가 해당 문제를 알리지 않으면 업체는 해당 문제를 인지하기 쉽지 않은 것이 카셰어링 서비스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물론, 고객센터는 주말임에도 꽤나 빠르게 연결이 된 점이나 문제가 발생하였으니 환불을 요구한다는 요구에 빠르게 수긍해 준 점, 혹시 모를 반드시 차량을 이용해야 하는 상황일 경우 대응 방법을 제시해 준 점을 보면 고객센터의 대응은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아무튼 더위 속에서 그린카 첫 사용기는 사용하지 못한 채 마무리되었으며, 앞으로도 웬만해서는 카셰어링 서비스는 이용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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