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맵찔이다. 하지만 매운 게 종종 끌리는 맵찔이다.
종종 불닭이 끌리지만 오리지널 불닭도 매워 늘 까르보나라 불닭으로 만족하고, 엽떡은 순한 맛 아니면 제대로 먹지도 못하는 맵찔이지만 아주 가아아아끔 매운맛이 끌린다.
아마 스트레스를 받으면 매운맛이 당기는 것 같다.
아무튼 오늘도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충격과 크나 큰 스트레스를 받아버렸는데... 저녁에 맥주나 한 잔 할 겸 이마트를 찾아갔다 "팔도 킹뚜껑"을 발견하게 되었다.
포장지부터 "나는 매운맛이다!!"를 강조하는 것 같은 색감으로 되어있다.
왕뚜껑은 내가 직접 사서 먹는 라면은 아닌데, 군대에서 김치 왕뚜껑을 많이 먹은 기억이 있다.
저 뚜껑을 앞접시로 사용할 수 있어 참 편하다.
매운맛의 정도는 스코빌 지수로 12,000 정도 된다고 하는데 사실 봤을 때 이게 어느 정도인지 감이 잘 안 잡힌다.
다른 라면들의 스코빌 지수는 우선 내가 즐겨먹는 까르보 불닭의 스코빌 지수가 2,400
오리지널 불닭볶음면이 4,404, 그리고 핵불닭볶음면이 10,000 정도가 된다고 한다.
이건 뭐 영양정보인데 라면을 누가 영양정보를 보고 먹을까 싶다. 여느 라면과 같이 나트륨이 압도적으로 높다.
비닐을 벗기면 "힘내지 않아도 괜찮아"라는 문구가 적힌 뚜껑이 있다. 아마 저 멘트는 여러 멘트가 있겠지?
나는 늘 힘내서 살고 있지 않은데 괜한 걱정을 해주는 것 같다.
안에 들은 스프도 맵다고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색감으로 되어있다.
스프를 뿌렸을 때 색은 다른 라면 스프보다는 조금 더 진한 색감을 띄고 있다.
냄새를 맡아봤을 때는 그냥 일반적인 스프 냄새지만 조금 더 자극적인 냄새가 난다.
뚜껑을 닫고 3분을 기다리면 맛있는 컵라면이 완성이 된다.
우선 첫 입은 아무렇지 않았다. 오히려 '어? 이게 불닭보다 수치가 높다고? 훨씬 덜 매운데'라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몇 입 더 먹었을 때부터 혓바닥이 얼얼해지기 시작했다.
매운맛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맛있게 매운맛, 맵지만 맛있어서 계속 찾게 되는 맛. 내게는 까르보 불닭 계열이나 살짝 매운 떡볶이가 여기에 속한다.
두 번째는 그냥 매운맛, 끌린다기보다는 고통을 즐기는 사람들을 위한 매운맛. 엽떡 매운맛이 여기에 속한다.
킹뚜껑의 매운맛은 그냥 매운맛에 속했다. 점점 혀가 얼얼해졌고 나는 헥헥거리기 시작했다.
다음 젓가락이 기대되는 맛이 아니라 계속해서 '아 그냥 그만 먹을까'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었다.
어찌어찌 면은 모두 건져 먹었지만 국물을 좋아하는 나를 국물이 유혹하고 있었다.
결국 유혹에 못 이겨 국물을 한 입 들이켰지만 이내 퍼지는 얼얼함 때문에 헥헥 거리며 남은 국물을 모두 버리게 되었다.
결론을 말하자면 일반적인 라면 맛에 자극적인 매운맛을 더한 이도 저도 아닌 느낌의 라면이었다.
근데 사실 스코빌 지수가 불닭보다 높다고 하지만 내가 느끼기에는 오리지널 불닭과 비슷한 느낌의 매운 정도였다.
아마 다시 사먹진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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