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갑주위염 혹은 생인손이라고 들어는 봤는가?
아마 나처럼 손톱 옆에 거스러미가 생겼을 경우 아무 생각 없이 뜯어내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회사에서 퇴근 시간만을 기다리던 나는 왼손 네 번째 손가락에 거스러미가 생긴 것을 발견하였고, 여느 때와 같이 집게손으로 잡아 뜯어버렸다.
처음에는 늘 뜯던 그 느낌 그대로였다.
손가락 주위가 살짝 아리기 시작했고, 신경을 쓰지 않았더니 괜찮아지는 듯싶었다.
하지만 며칠 뒤 거스러미를 제거했던 손가락이 땡땡해짐을 느꼈고, 뭔가 이상하다 싶었다.
평소에 그런 적이 없었지만 그래도 조금 있으면 나아지겠지~ 하고 넘겨버렸다.
손가락 주위 색이 변해가는 것 같았는데, 색약이 있는 나는 그걸 제대로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러다 어제, 여자친구와 밤에 영상통화를 하면서 손가락이 아프다고 보여줬는데 여자친구가 손가락 주위 색이 초록색이라고 하는 것이었다.
내가 헐크도 아니고 피부가 초록색이 된 건 이상하지 않은가?
바로 구글에 "거스러미 염증"이라고 검색해보니 내 손에 현재 조갑주위염, 순우리말로는 생인손이라는 것이 생겼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렇게 나는 그렇게도 가기 싫어하는 병원에 가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 채 잠이 들었다.
아침에 여자친구를 만나기 전 정형외과에 들렸고, 의사 선생님께서는 별거 아니라는 듯 말을 하시면서 간호사 선생님께 드레싱을 준비시켰다.
의사 선생님께서 주사기를 가져오시더니, 인터넷에서 봤던 것처럼 주사기로 손가락을 쿡쿡 찌른 뒤 배농을 하셨다.
주사기로 찌르기 전에 "하나도 안 아프니까 긴장하지 마세요~"라고 말씀을 하시고 주사기로 손가락을 찌르셨는데, 이게 웬걸 아팠다.
주사기로 손가락을 3번 정도 찌르셨는데 계속해서 "하나도 안 아프죠??"라고 물어보셨다.
아팠지만, "네, 안 아프네요..."라 답하였다.
근데 그다음 손가락을 쥐어짜시면서 배농을 하셨는데 "이건 아파요."라고 말씀을 하시더라... 배농을 하니까 주사기로 찌르는 건 진짜 안 아픈 것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손가락 옆에서 고름과 피가 줄줄 나오기 시작하는데 이제부터 절.대. 손가락 옆에 거스러미를 뜯지 않아야겠다고 다짐을 하였다.
아무튼 나는 이렇게 새로운 병명을 하나 알게 되었고, 손가락 거스러미를 뜯으면 안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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