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동원훈련 같은 동원훈련은 단 한 번도 하지 않은 채로 예비군 5년 차가 되었다.
전역 후 1~4년 차는 동원으로 지정되었을 경우 부대에서 2박 3일 지내면서 훈련을 받고, 동원으로 미지정되었을 경우 4일 동안 부대로 출퇴근하면서 훈련을 받아야 한다.
5~6년 차는 부대에서 훈련을 받는 기본 훈련 8시간 1회와, 작전계획이라고 하는 작계 훈련을 6시간씩 전반기, 후반기에 받아야 한다.
아무튼 전반기 향방작계 훈련이 오늘이라 느지막이 일어나 주민센터로 향했다.
12시 훈련 시작이었는데 11시 30분쯤에 도착을 했다.
이미 나보다 먼저 온 사람들이 있었고 내 번호는 26번이었다.
의자에 앉아서 대기하라고 했는데
의자가 이런 의자라 굉장히 엉덩이가 아팠다.
12시가 조금 넘어 M16 총기를 지급받고, 대기를 하다가 1시에 밥을 먹으러 갔다.
식사도 "식사훈련"이라고 칭하고 있었다.
내가 후방에서 군 복무를 할 때 주된 업무가 예비군 훈련이었는데, 그때는 식사를 도시락으로 제공했었다.
그래서 여기서도 도시락으로 식사가 제공될 줄 알았는데 도시락이 아닌 근처 함바집 스타일의 한식뷔페형 지하식당에 가서 식사를 진행하였다.
아침도 먹지 않고 간 터라 배가 고팠는데 양껏 먹을 수 있어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는 또 대기를 하고 엉덩이가 굉장히 아팠다, 1시간 정도 이론 교육을 들었다 엉덩이가 굉장히 아팠다.
뭐 예비군이 소집되었을 때 집결지와 행동 절차, 지역의 주요 방호시설 안내 등등에 대한 교육이었다.
그 후 잠시 대기 후 3시부터 주요 방호시설을 도보 답사 했다. 뭐 전술 어쩌고의 명칭이었는데 기억이 나질 않는다.
아무튼 2개 조로 나누어 A / B 코스를 각각 50분가량 요대와 방탄모, M16을 들고 걷는 시간이었는데 지나갈 때마다 사람들이 쳐다보는 게 느껴졌다.
40명의 사람들이 2열 종대로 걷다 보니 통행하는 사람들한테도 민폐를 끼치는 것 같고, 뭔가 구경거리가 된 듯한 기분이었다.
돌아오는 코스에는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위치해 있었는데 아직 학생들이라 그런지 예비군이라는 것을 모르는 것 같았다.
"와 군인이다", "나라를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등의 얘기들이 들려왔는데 귀여우면서도 구경거리가 된 듯한 기분이 여전히 느껴져 그다지 유쾌한 경험은 아니었다.
다시 주민센터로 돌아와 또 대기하다가 예정된 6시보다 30분 일찍 집에 갈 수 있었다.
작계훈련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대기의 연속"이었다.
물론 실제로 상황이 발생하면 여기서 배운 내용이 의미 없는 내용은 아니겠지만, 내 생각은 '이걸 굳이 주민센터까지 와서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다.
충분히 온라인 교육으로 대체해도 될 것 같은데 말이지...
아무튼 예비군 따위 필요 없게 우리나라에 아무런 문제 없이 살아가는 날들이 계속되면 좋겠다.
'잡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3. 05. 15] 내 마우스는 13만 원짜리야 (feat. MX MASTER 3S) (0) | 2023.05.16 |
---|---|
[2023. 03. 22] 원룸의 인터넷이 딜라X브로 변경된 건에 대해서 (0) | 2023.03.23 |
[2022. 12. 31] 잘 가요 2022, 어서 와요 2023 (2) | 2022.12.31 |
[2022. 12. 03] 생인손이 생긴 손 (0) | 2022.12.04 |
[2022. 06. 11] 습하지만 건조했던, 덥지만 시원했던 여름의 주말 (0) | 2022.06.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