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포스팅은 단지 내가 겪은 상황일 뿐이며, 지역 및 건물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우선 얘기를 시작하기 전에 내가 살고 있는 원룸은 월 관리비에 전기, 가스, 수도 그리고 통신비까지 내는 그런 구조이다.
그래서 따로 인터넷을 가입하지 않고 건물에서 제공하는 공용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었다.
어느 날 원룸 문에 종이가 붙었다.
현재 건물에서 사용 중인 인터넷과 케이블을 KT에서 딜라X브로 바꾸겠다는 내용이었다.
"딜라X브", 처음 들어보는 통신사였다.
여태 아산의 본가에서도 그렇고 인터넷은 KT 밖에 써본 적이 없었는데, 거기다가 딜라X브라는 처음 들어보는 통신사의 인터넷이라니. 걱정이 쌓이기 시작했다.
'인터넷이 너무 느려지면 어쩌지.'
찾아보니 메이저 3사 통신사 외에도 지역 케이블 인터넷이 있는데 딜라X브는 서울/경기 지역에서 서비스 중인 통신업체라고 한다.
딜라X브 인터넷에 대한 평은 매우 매우 매우 매우 좋지 않았다. 좋은 얘기는 하나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리고 문에 붙어있었던 종이에는 기가 인터넷으로 계약되었다고 적혀있었는데, 딜라X브는 신축 건물이 아니면 기가 인터넷이 제대로 제공되지 않는다는 얘기들이 많았다.
내가 살고 있는 원룸이 2002년에 준공되었으니 기가 인터넷이 제대로 제공될 리가 만무했다.
아마 종이가 붙은 게 일요일이었던 것 같은데 월요일, 화요일에 계속해서 딜라X브에 대해 찾아봤었다.
물론 사용자가 매우 매우 매우 매우 없는지 제대로 된 정보를 찾을 수는 없었다.
아무튼 수요일에 교체 예정이라 하였으니, 나는 화요일. 그러니까 어제 방과 회사의 인터넷 속도를 측정해 두었다.
방에서 사용하는 인터넷은 100M급 인터넷인 것 같았고, 의외로 회사도 100M급 인터넷인지 속도가 저렇게 나왔었다.
드디어 인터넷 교체 예정일인 수요일이 되었고, 나는 인터넷이 얼마나 상태가 안 좋을까 걱정하며 방으로 들어왔다.
그런데 문제는 인터넷 속도가 아니었다.
아예 인터넷이 안 되고 있었다.
뭐가 문제일까 벽에 꽂힌 랜선을 갈아 끼워보기도 하고, 공유기도 껐다 켰다를 반복해 보고, 통신사에서 제공하는 공유기가 아닌 내가 기존에 사용하던 아이피타임 공유기로도 끼워보고 했으나 인터넷이 되지 않았다.
뭔가 이상하다 싶어 관리인께 인터넷이 되지 않는다고 말씀드리니 딜라X브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주셨고, 7시 40분경 기사님이 도착하셨다.
오시자마자 랜선에 케이블감지기를 꽂아 인터넷이 들어오는지 확인하였는데 인터넷이 들어오고 있지 않다고 하셨다. 랜선을 바꿔 끼웠으나 역시나 인터넷은 되지 않았다.
그렇게 기사님께서 원인을 찾기 위해 통신 단자함을 십 수 번 왔다 갔다 하셨다.
나는 그렇게 방 안에서 멍 때리며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9시 30분이 넘어서야 인터넷이 되지 않는 문제가 해결되었다.
원인은 우선 1층 단자함에서 2층 단자함으로 가는 케이블이 연결되어 있지 않았고, 또 2층 단자함에서 방으로 보내주는 구간에서 노후되어 제대로 연결이 되고 있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내가 "그러면 2층 전체가 인터넷이 안 되고 있던 건가요?"라고 질문하니, 그게 아니라 내 방만 연결이 안 되고 있었다고 한다.
아무튼 6시에 퇴근해서 9시 30분까지 아무것도 못하고 무의미한 시간을 보낸 것에도 화가 났지만, 낮에 설치할 때 설치만 덜렁하고 확인도 안 하고 가버린 설치기사한테도 화가 났다. 어떻게 이런 걸 하면서 확인조차 안 할 수가 있단 말인가.
뭐, 낮에 설치한 설치기사에게는 화가 났지만 퇴근 시간 넘어서 2시간을 고생한 기사님을 생각하니 그래도 블로그에 '나쁘지 않게 글을 써야겠다.', '지역 인터넷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자'라는 생각을 했었다.
가장 중요한 건 속도가 아니겠는가.
인터넷을 연결하자마자 속도 테스트를 해보았다.
아니,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너무한 것 같다.
좋은 쪽으로 생각하자라고 했던 생각이 모조리 날아가버리고 말았다.
구축 건물이기에 기가급 인터넷이라고 했지만, 기가급은 기대도 안 했다.
그래도 100M 급은 나오겠지.라고 생각했지만, 40 Mbps라니...
비가 오고 농번기가 되면 소똥, 돼지똥 냄새가 나는 촌구석인 내 아산 본가도 적어도 200~300 Mbps가 나오는데 진짜 이상한 속도였다.
오히려 내 LTE가 더 나은 속도를 보여주고 있었다.
사실, 통신사에서 제공한 공유기가 중국산이라 조금 못 미더워 내가 가지고 있던 아이피타임에 연결해서 테스트해 본 거라 통신사에서 제공한 공유기에 연결하여 속도 테스트를 진행해 보았다.
정말 이상하지 않은가? 단순 스펙만 놓고 보면 통신사에서 제공하는 공유기보다, 내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아이피타임 공유기가 동급 혹은 더 나은 스펙을 보여주는데 통신사에서 제공하는 속도는 100M급의 속도를 보여주고 있었다.
여기까지만 보면 "그러면 네 잘못인데 왜 안 좋게 글을 쓰고 있냐"라고 생각할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다.
뭔가 이상해 공유기를 이리저리 바꿔가며 테스트를 해보았는데 아이피타임의 경우 최대 90 Mbps 이상을 보여주지 않았으며, 통신사에서 제공한 공유기는 업로드 속도는 200 Mbps까지 나오는데 다운로드 속도는 10 Mbps 언저리인 경우도 있고 속도가 들쑥날쑥했다.
거기다가 통신사에서 제공한 공유기는 인터넷을 사용할 때마다, 고주파음이 발생해 도저히 사용할 수 없는 상태였다.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아이피타임에 연결하여 사용하고 있는데, 다시 한 번 테스트를 진행해보니
뭐 나쁘지 않게 나오고 있다.
고주파음이 들리고, 중국에서 제조한 공유기보다는 그래도 아이피타임이 믿을만해 이대로 쓸 예정이다.
오늘 퇴근하고 인터넷이 되지 않아 아무것도 못한 시간 때문에 화가 난 상태에서 인터넷 속도도 좋지 않아 글을 안 좋게 쓴 경향이 있지만, 저렴한 인터넷을 원하고 속도에 크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사람이라면 쓰기 좋은 인터넷인 것 같다.
물론 나는 나중에 메이저 통신사 인터넷을 이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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