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빠른 건지 느린 건지 모르겠다.
통영에 얼마나 있던 건지 모르겠다.
원래부터 통영의 한 모텔에서 지내던 사람이었던 것 같기도 하고, 죄를 지어 갇혀있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오늘이 어제였는지, 어제가 오늘이었는지 내일이 오기는 할지 모르겠다.
하루 일과가 끝난 후 무의미한 시간 죽이기를 보내는 지금, 나의 하루의 가치가 2만 원이라는 사실에 속상한 마음이 든다.
빨리 아내를 보러 돌아가고 싶다.
절을 떠날 중이 되고 싶어 공부를 하고 싶어도 제대로 노트북 하나 올려놓을 공간도 넉넉지 못한 곳에서 지내는 사실에 속상한 마음이 든다.
빨리 아내와 함께하는 저녁을 즐기고 싶다.
콘센트 없이 20분도 못 버티는... 무게만 2kg이 넘어가는 노트북을 바꿔주지도 않는 회사를 다니고 있다는 사실에 속상한 마음이 든다.
빨리 아내가 선물해 준 맥북이 있는 우리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
아침. 그래 아침이다.
월화수, 고작 3일밖에 지내지 않았음에도 시간 개념이 흐릿해진 것이 이 사진을 옮기면서 더욱이 느껴졌다.
사진첩을 보면서 '이건 어제 먹은 아침.'이라고 생각해 버렸다.
불과 10시간도 지나지 않은 아침 식사인데 말이다.
어제 다짐했던 컵라면 하나만 먹기에 성공했다.
대신 그만큼 시리얼의 양이 늘어났다.
괜찮다. 시리얼에는 풍부한 비타민과 영양소가 들어있으니 말이다.
서버실에 갇혀 작업을 했다.
시끄러운 쿨러 소리와 건조한 공기 탓에 목이 마르고 피부가 건조해진다.
그럼에도 집중해서 일을 하다 보면 시간은 지나있다.
점심은 굉장히 레트로한 느낌이 물씬 풍기는 모토에서 점심특선 세트를 먹었다.
아마 과거에는 꽤나 고급진 레스토랑이지 않았을까.
언제부터 운영했는지 정보를 알 수 없기에 그냥 그렇다고 생각할 예정이다.
옛날 경양식 레스토랑을 생각나게 하는 분위기에, 수프를 주는 그런 돈가스집이다.
맛은... 분위기에 14,000원을 썼다고 생각하자.
어제 먹은 저녁이 12,000원이니 이곳은 맛보다는 분위기를 보고 오는 굉장히 고급스러운 식당일 것이다.
괜히 아내와 함께 좋아하는 로마경양식과 비교를 하려 했으나, 두 식당 모두에게 굉장히 실례가 되기에 비교하기를 포기했다.
그래도 분위기와 사장님의 친절함은 굉장히 좋은 곳이라고 생각한다.
저녁엔 호식이 두마리치킨에서 양념치킨을 먹었다.
17,000원이다.
진짜 물가가 엄청나게 오른 것 같다.
이제는 2만 원 이하의 치킨이 가성비 치킨이라니...
아무튼 이제 내일만 버티면 금요일에는 집에 가는 날이다.
제발 내일 아무 일 없이 일이 마무리되고, 금요일에 편안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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