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2025. 01. 03] 출근길

메바동 2025. 1. 3.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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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집을 나서며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동안 테라스의 하늘을 바라보며 오늘의 하늘은 어떤가 감상을 한다.

오늘은 약간 주황빛을 띠는 하늘이 '조금 이른 시간에 나온 건가' 싶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사실 나는 색약이 있어 색이 남들과는 조금 다른 느낌으로 느껴지는 경우가 많이 있다.

어렸을 적에는 내가 색약인지 모르는 가족들에게 왜 색을 헷갈리냐며 꾸중을 들은 적도 있다.

미술 시간에도 색을 칠하기 전에 친구들에게 이 색이 내가 생각하는 색이 맞는지 물어본 뒤 색을 칠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그린 모든 사람들이 슈렉이 되어버리니까 말이다.

요즘은 노을 지는 하늘이나, 단풍이 진 모습을 보면 '내 눈에도 이렇게 아름다운데, 더 강렬한 색의 구분이 느껴지는 시선으로 바라보면 얼마나 더 아름다울까'하는 생각이 종종 든다.

 

아침에 회사까지 걸어가는 약 20분이 안 되는 거리를 걸어가며 옛날에 중학생 때 자주 듣던 Owl cityHot Air Balloon을 들었다.

문득 노래를 듣다 보니, 중학생 때 집에서 학교까지 걸어가던 시절이 생각이 났다.

지금의 나와 그 때의 나는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니, 느낌뿐만 아니라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 여전히 혼자 걸으며 생각하는 것을 즐기고, 여전히 게으르고... 뭐 아무튼 그렇다.

 

다만, 달라진 점이라면 그 시절의 나는 내가 사는 시골 동네가 전부였다. 버스를 타고 1시간이 걸리는 거리에 있는 시내가 나의 도시였다.

그게 전부였다. 내가 살고 있는 아산시를 벗어나는 것은 상상도 해보지 못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고 있고, 수원에 살고 있다.

밤늦은 시간에 나가도 문이 열려있는 식당이 있고, 새벽에 나가도 무언가를 사 먹을 수 있는 편의점이 가까이에 있다.

나는 그대로지만, 내가 지내는 공간이 달라졌다.

 

지점토를 오래 방치하면 딱딱해지지만, 그게 돌멩이는 아닌 듯 나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했지만 '나'라는 존재 자체는 변한 것이 없다는 게 오늘 출근길을 걸으며 한 생각이다.

그냥 뭔가, 내 언어의 한계는 내 세계의 한계이다.를 다 읽고 내가 생각한 것을 블로그에 기록하고 싶어 적어봤다.

 

 

 

저녁에는 퇴근 후에 아내와 함께 파파존스의 피자를 먹었다.

파파존스는 금요일마다 1+1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한다.

굉장히 맛있었다. 굉장히 맛있어서 오늘 혼자 한 판을 다 먹었다.

먹는 양을 줄여야 하는데, 맛있는 것을 먹으면 한없이 입에 넣고 있다.

올해는 이런 습관도 좀 고쳐야지.

 

피자를 먹으면서 머더 미스터리2를 봤다.

원래는 올해의 연말에 보려고 했으나, 딱히 볼만한 게 없어서 봤다.

굉장히 가볍고 재밌게 보기 좋은 영화였으나, 마지막 장면이 마냥 해피엔딩은 아닌 게 실망스러웠다.

그래도 1도 그렇고 2도 가볍게 가족들과 주말 저녁에 모여 앉아 맥주 한 잔 하면서 보기 좋은 영화라는 점은 변함이 없다.

 

연말의 어수선함과 휴일의 반복 때문에 벌써 주말이라는게 어색할 정도다.

이번 주말도 즐겁게 보내고, 다음 주의 출장에 대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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