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2025. 01. 04] 토요일이 어디갔지?

메바동 2025. 1. 4.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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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내가 출근을 해야 하는 날이었다.

나는 아내 출근을 도와주고 할머니댁에 들리기로 하였다.

오랜만에 할머니의 김밥을 먹고 싶어, 할머니에게 김밥을 싸달라고 부탁했다.

 

 

할머니표 김밥.

다른 김밥들에 비해 들어간 재료도 단순하고, 안에 들어가는 재료보다 밥이 더 많이 들어가는 김밥이다.

다만, 찹쌀을 넣고 소금과 들기름으로 비빈 밥이라 그냥 밥만 먹어도 맛있다.

사 먹는 김밥들이 재료도 풍부하고 다양한 맛을 내주지만, 그래도 계속 생각나는 건 할머니가 싸주는 김밥인 것 같다.

 

초등학교 시절, 소풍을 가게 되면 도시락을 싸가게 되는데 그때마다 할머니는 이 김밥을 싸주셨다.

가방을 열게 되면 고소한 들기름의 냄새가 풀풀 풍겨오며 배가 고파지곤 했는데, 이제는 시간이 너무 지나버린 건지 할머니의 김밥을 봐도 소풍 가던 그날이 풍경이 선명하게 떠오르진 않는다.

아무튼, 내가 말하고 싶은 건 할머니가 싸주시는 김밥에는 맛뿐만이 아니라 추억도 담겨있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

 

김밥을 먹고, 할머니를 모시고 세차를 하러 갔다.

세차를 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왜 또 세차를 했느냐 물어본다면, 그냥 물왁스를 덧바르고 싶어서 세차를 했다.

근데 세차장에 가서 차를 바라보니 그새 먼지가 쌓여있었다.

사실 바깥을 열심히 달리는 차가 항상 깨끗하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이지 싶다.

그래도, 세차하고 물왁스를 열심히 바른 뒤, 다음 세차 때 여전히 물방울이 동글동글 맺히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

오늘은 크리스탈 코트 플러스를 발라주었다.

근데 할머니댁 세차장은 고압수가 온수도 아닐뿐더러, 세차장 바닥에 얼어붙은 물 때문에 더러운 물이 고인채 배수가 되질 않고 있었다.

다음부터는 그냥 집 주변의 세차장에서 세차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세차를 마친 뒤, 할머니와 함께 빽다방에서 음료를 마셨다.

할머니는 종종, 할아버지와의 첫 만남에서 쌍화차(사진의 음료는 대추차이다.)를 마신 얘기와 우리가 아니었다면 햄버거와 카페 따위가 무엇인지 몰랐을 것이라는 얘기를 하신다.

요즘 동네분들과 여기저기 다니시는 모습을 보면 딱히 우리가 아니었어도 할머니는 이것저것 많이 즐기셨을 것 같다.

 

할머니댁에 돌아온 뒤, 강아지의 목줄이 많이 해져있어 강아지 목줄을 정비해 주고 구충제와 간식을 주고 집으로 돌아왔다.

 

 

아내와 저녁으로는, 할머니댁에서 싸 온 김밥 두 줄과 군만두와 라면을 먹었다.

아내가 구워준 만두는 여전히 맛있었고, 저번에 함께 먹은 조합보다 훨씬 맛있게 저녁 식사를 마무리했다.

 

뭔가 하루가 순식간에 지나가버린 느낌이 드는데, 글을 쓰면서 다시 되짚어 보니 이것저것 나름 알차게 많이 한 하루였다.

내일 푹 쉬고 다음 주 출장에 대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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