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이 마시고 싶지 않았다.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모든 날이 좋았다. 술을 마시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었다. 자리 위에 놓인 소비기한이 임박한 "오징어집"을 보기 전까지. 이 술을 마시게 된 것을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나의 대학생활을 돌아봐야 한다. 나는 술을 좋아하진 않았지만, 종종 편의점에서 평소 궁금했던 맥주와 "오징어집"을 먹었는데, 그 때문인지 "오징어집"을 보게 되면 맥주가 생각이 나게 된다. '파블로프의 개'를 아는가? 고전적 조건형성. 고도로 발달한 뇌를 가진 인간도 결국은 사회적 "동물"로, 변연계의 뇌를 가지고 있는 이상 자극에 대한 반응을 피할 수 없다. 즉, 소비기한이 임박한 "오징어집"을 보고, 그것을 먹어야 된다는 생각을 한 이상 내 몸은 맥주를 받아들일 준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