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의욕이 없고 몸이 찌뿌둥하더니 밖에 하루 종일 많은 비가 내리고 있었다. (내 자리에서는 밖이 보이지 않아 1층으로 내려가 나가지 않는 이상 날씨를 알 방법이 없다.)
머리 젖습니다. 옷도 젖습니다. 신발 젖습니다. 양말까지 젖습니다.
옷 머리 신발 양말 다 다 젖습니다.
물에 젖고 물만 맞는 여기는 장마철
퇴근길에 분명 우산을 쓰고 있었지만 가방, 신발, 양말, 바지가 모두 젖어버렸다.
뭔가 의욕도 없고 막걸리를 마신 지도 오래되어 막걸리를 고르기 위해 CU로 향했다.
늘 위치해 있는 막걸리들 사이에서 내 머릿속에 프리스타일의 "Y"를 재생시키는 막걸리가 하나 있었다.
바로 "싸이월드 도토리 막걸리".
그래서 데려왔다.
라벨에는 싸이월드 로고와 싸이월드를 떠올리게 하는 폰트, 미니미, 기타 장식들이 그려져 있었다.
오른쪽을 보면 QR 코드가 그려져 있는데 이 코드는 싸이월드 어플 다운로드 페이지로 연결해주는 코드라고 한다.
물론 난 싸이월드에 볼 게 없기에 받지 않았다.
그냥 싸이월드라는 이름에 맞춰서 도토리라는 이름을 넣은 줄 알았는데 도토리농축액이 0.1% 함유되어있다.
그 외에 밤도 들어가 있고 기타 첨가물이 들어가 있고, 식품유형은 역시나 탁주가 아닌 기타 주류로 되어있다.
알코올 도수는 5도로 살짝 낮은 편이다.
그래서인지 유통기한은 1년으로 매우 긴 편이다.
뚜껑에도 싸이월드 로고가 들어가 있다.
다만 문제가 하나 있었는데, 밑에 깔린 침전물을 섞기 위해 열심히 흔들고 주둥이 부분을 열심히 눌러주는데 탄산이 빠지는 느낌이 아니라 점점 병이 딴딴 해지는 것이었다.
원래 막걸리는 특성상 완전 밀폐를 안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육안으로도 병이 부풀어 오르는 게 보여 급하게 들고 화장실로 들어가 뚜껑을 열어주었다.
살살 열어 넘치진 않았지만 막걸리를 마시면서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다.
우선 처음 향을 맡아보니 꽤 익숙한 향이었다.
계속해서 맡다보니 약간 카페나 베이커리에 들어가면 종종 나는 그런 향 같기도 하고, 익숙하지만 떠오르지 않는 향이었다.
그렇게 떠올리기를 포기하고 한 잔 마셔보니 그 향이 무슨 향인지 알 수 있었다.
바로 "바밤바".
아니 도토리 막걸리라는데 도토리는 전혀 느껴볼 수 없었고, 바밤바의 맛이 났다.
원재료명 및 함량을 보면 밤보다 도토리가 더 많이 들어갔을 텐데 둘 다 소량이지만 어째서 바밤바 맛이 강하게 나는지 모르겠다.
바밤바 맛이 살짝 지나가고 나면 인위적인 단맛이 입 속에 가득 퍼진다.
솔직히 말하자면 한 입 맛보고 굉장히 실망스러웠고, 오늘의 막걸리 선택은 실패했다고 느꼈다.
왜냐하면 나는 탄산음료를 싫어하는데, 처음 느껴진 바밤바 맛 이후에는 강한 소다 음료 같은 느낌만 느껴졌기 때문이다.
향도 맛도 약간 밀키스가 떠오르는 맛으로 변해 버렸다.
강한 탄산이 느껴져 얼마 남지 않은 병을 흔들어보니 굉장한 탄산음이 들려왔다.
나와는 맞지 않는 탄산과 굉장히 단 맛 때문에 안주 없이 빠르게 한 통을 비워버렸다.
아무튼... 나는 이런 맛이 생각나면 차라리 이전에 리뷰한 국순당 쌀 바밤바밤을 마실 것이다.
그래도 뭐 싸이월드라는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그런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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