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8시 58분쯤 자연스럽게 눈이 떠졌고, 일어나면서 몰래 아내의 알람을 껐다.
어제 잠들기 전에 아내가 9시 알람을 맞추길래 어차피 아침에 피곤해할 거면서 왜 알람을 맞추냐고 하면서 알람을 끄려 했지만 아내가 알람을 맞춰놓고 잤기에 알람을 껐다.
평일에 제대로 쉬지 못하는 아내를 위한 나름의 배려였다.
하지만 아내가 일어난 뒤 알고 보니 아내는 9시에 일어나서 아침에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고 오려고 했는데 내가 알람을 꺼버린 탓에 아침 운동을 다녀오지 못하게 되었다고 한다.
나는 배려라고 생각했던 행동이 상대의 계획을 망칠 수 있음을 깨달았고 앞으로는 아내의 알람을 끄지 않기로 다짐했다.
오늘은 누나가 오픈할 미용실에 이전 주인이 놓고간 물건들을 가족들이 모여 정리하기로 한 날이다.
점심을 먹고 모이기로 했기에 아내와 함께 오늘의 점심 메뉴를 고민했고, 지난번에 새로 생긴 돈까스 집에 방문해 보기로 했다.
나는 아내가 집에서 홈트레이닝을 하는 동안 배고픔을 참지 못하고 알루이 미니 시리얼을 먹은 탓에 왕돈까스를 선택하지 못하고 생선까스를 주문했다.
아내는 안심 돈까스를 주문했다.
급식실에서 나오는 생선까스를 생각하고 주문했지만 그것보다 훨씬 생선의 느낌이 강해 내가 원한 느낌을 주지 못했다.
다만 아내가 시킨 안심 돈까스가 튀김옷도 바삭하고 살도 부드러워 재방문 의사가 확실히 있는 돈까스 집이 되었다.
점심을 먹고 집에서 커피를 내린 뒤 누나네 집으로 출발했다.
그리고는 한 3시간 정도 이전 주인이 놓고간 쓰레기를 정리했다.
치우면서 '이전 주인은 어떻게 이런 환경에서 미용실을 운영한 거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아주 작은 미용실 안에서 50L 쓰레기 봉투를 6개 정도 가득 채울 양의 쓰레기가 나왔다.
열심히 일을하고 나니 굉장히 배가 고파졌다.
아내와 나는 배고픔도 배고픔이고, 고된 노동에 한껏 지쳐버렸다.
아내를 이렇게 고생시킬 생각은 아니었는데 나보다 아내가 더 열심히 치워줬다.
힘들었을 텐데 아내는 "오늘 헬스장을 못 다녀왔는데 이렇게 운동을 하네!"라고 긍정적으로 말해주었다.
정말 고마웠다.
저녁으로는 할머니표 닭발과 숯불치킨, 파전 그리고 사진에는 찍히지 않았지만 볶음김치 참치 마요 주먹밥을 먹었다.
노동 후에 먹는 저녁이라 그런지 정말 맛있게 먹었다.
저녁을 먹고 조카들을 잠깐 놀아줬는데 점점 조카들의 체력을 따라가지 못하겠다.
안 그래도 평일 내내 야근을 한 탓에 피로감이 장난이 아닌데, 육체노동 후에 조카들을 놀아줄 힘이 도저히 나질 않아 1시간도 채 놀아주지 못하였다.
그 후에는 커피를 마시고 가족들과 잠깐 얘기를 나누다 집으로 돌아왔다.
오늘 하루가 굉장히 긴 느낌이다.
휴일인데 평일보다 힘든 느낌...?
그래도 오랜만에 가족들과 모여 얘기를 나누니 좋긴 했다.
내일은 처가에 가서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비가 오지 않는다면 카페도 가서 시간을 보내고 싶은데 과연 날씨가 어떨지...
내일도 행복이 넘치는 하루가 되기를 바란다.
'잡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5. 03. 14] 드금. (0) | 2025.03.14 |
---|---|
[2025. 03. 13] 집에서 쓰는 일기 (0) | 2025.03.13 |
[2025. 03. 12] 제발 (0) | 2025.03.12 |
[2025. 03. 11] 몸이 천근만근 (0) | 2025.03.11 |
[2025. 03. 10] 미먼과 함께하는 월요일 (0) | 2025.03.10 |